일상적 다툼과 사회적 스트레스
삶을 변화시켜야만 사건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화를 돋우는 동거자, 끊임없이 날아드는 소셜 미디어 알림, 시간은 없는데 할 일이 너무 많은 것 등, 일상의 짜증 나는 일에서도 스트레스가 발생한다(Lazarus, 1990; Pascoe & Richman, 2009;Ruffin, 1993). 대중연설을 하거나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어야만 할는지도 모르겠다(Balodis et al., 2010. Dickerson & Kemeny, 2004). 어떤 사람은 이렇게 짜증 나는 일에 그저 어깨를 으쓱하고 말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은 그렇지 못할 수 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집 문제, 신뢰할 수 없는 보육시설, 다음 월급날까지 버티기 어려운 가계 예산, 형편없는 건강 등에 직면하는 사람의 경우에 특히 그렇다. 불평등도 건강과 안녕감에 타격을 줄 수 있다(Piazza et al., 2013: Sapolsky, 2018; Sin et al., 2015). 만성적인 직장 스트레스는 직장인에게 '소진 상태'. 즉 무능하다고 느끼고, 정서적으로 고갈되며, 고립된 상태를 초래할 수 있다(WHO, 2019). 지금 느끼는 스트레스는 여러 해가 지난 후에 신체 건강을 해칠 수 있으며, 심지어는 생명을 단축하게 할 수도 있다(Chiang et al., 2018; Leger et al., 2018). 일상의 압박감은 편견과 뒤섞이기도 하는데, 편견도 다른 스트레스 원과 마찬가지로 심리적 효과와 신체적 효과를 모두 초래할 수 있다(Benner et al., 2018; Pascoe & Richman, 2009). 매일같이 마주치는 어떤 사람이 여러분을 싫어하고 불신하며 능력을 의심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일상의 삶을 스트레스로 뒤덮어버린다. 많은 트랜스젠더와 성별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은 오명과 차별의 스트레스를 경험한다(Valentine & Shipherd, 2018). 지역사회에서 빈번한 편견에 직면하는 동성애자는 허용적인 사회에서 사는 동성애자보다 평균 12년 일찍 사망한다(Hatzenbuehler, 2014).
많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경우, 인종차별의 스트레스가 고혈압과 당뇨, 두뇌 질환, 수면장애 등을 초래한다(Beatty Moody et al., 2019: Brody et al., 2018; Levy et al, 2016). 그리고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후유증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10명 중에서 7명, 아시아계와 남미계 미국인 10명 중에서 거의 6명은 선거 결과가 자신에게 스트레스의 원천이라고 말하였다(APA, 2017). 스트레스는 접근과 회피 동기(approach and avoidance motive) 사이에서 직면하는 일상적 갈등에서도 발생한다(Lewin, 1935; Hovand & Sears, 1938). 가장 스트레스가 적은 갈등이 접근-접근 갈등이며,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것인가 외식을 할 것인가, 무용 강의를 수강할 것인가 음악 강의를 수강할 것인가, 회색 점퍼를 입을 것인가 녹색 점퍼를 입을 것인가 등등, 매력적이지만 공존할 수 없는 두 가지 목표가 일으키는 갈등이다. 다른 경우에는 두 가지 바람직하지 않은 대 안 사이에서 발생하는 회피-회피 갈등에 직면한다. 싫어하는 과목의 공부를 피할 것인가 아니면 공부해서 낙제를 피할 것인가? 진실을 말함으로써 누군가의 노여움을 인내할 것인가 아니면 거짓말을 하여 죄책감을 견딜 것인가? 접근-회피 갈등의 경우에는 매력과 혐오를 동시에 경험한다. 애인의 어떤 측면은 정말로 좋아하지만, 다른 측면은 싫어할 수 있다. 떨어져서 보면 행복한 관계라는 목표가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그 목표에 접근함에 따라서 회피 경향성이 접근 경향성을 압도하기 시작하고 도망가려는 충동을 느끼게 된다. 뒤로 물러서면, 부정적 측면은 희미해지고 다시 매력을 느낀다. 누구와 데이트를 할 것인지, 어느 과목을 수강할 것인지, 어느 직장을 받아들일 것인지 등등, 동시에 여러 개의 접근-회피 갈등에 직면할 때 스트레스는 배가된다.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
사람들은 스트레스에 어떻게 반응하고 적응하는가? 스트레스에 대한 의학적 관심은 히포크라테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월 터 캐넌(1929)은 스트레스 반응이 마음-신체 통합 시스템의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확증하였다. 캐넌은 극단적인 차가움, 산소 결핍, 정서 유발 사건 등은 모두 부신으로부터 스트레스 호르몬 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을 마구 반출하도록 촉발한다는 사실을 관찰하였다. 수많은 두뇌 신경회로 중에서 어느 것에 의해서든 자극받게 되면, 교감신경계가 신체를 각성시켜, 캐넌이 투쟁 또는 도피라고 부른 경이적인 적응반응을 할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 맥박과 호흡을 증가 시 키고, 혈액을 소화기관에서 신체 근육으로 돌리며, 통증을 낮추고 저장고로부터 포도당과 지방을 방출한다. 교감신경계는 멀리 있거나 다가오는 위협(예컨대, 기후 위기)보다는 즉각적인 위협 (근처의 독사)에 더 많은 도움을 준다. 맞서 싸우거나 도망감으로써 생존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캐넌 이래로, 생리학자들은 부가적인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을 확인해왔다. 시상하부와 뇌하수체를 통한 대뇌피질의 명령에 따라서, 부신피질은 코르티솔과 같은 글루코코티코이드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한다. 생물학자 로버트 새폴스키(2003)의 설명에 따르면, 두 시스템의 반응속도가 다르다. 투쟁 또는 도피 시나리오에서 에피네프린은 권을 꺼내 드는 시스템이며, 글루코코티코이드는 전쟁 수행에 필요한 새로운 항공모함의 청사진을 그리는 시스템이다." 에피네프린이라는 권총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런던으로 가는 브리티시 에어웨이 항공편에서 의도하지 않은 채 실시한 실험을 통해 매우 빠른 속도로 발사되었다. 이륙하고 3시간이 지났을 때, 잘못 방송된 메시지가 승객들에게 비행기는 곧 바다로 추락할 것이라고 알려주게 되었다. 승무원들이 즉각 실수를 깨닫고는 공포에 휩싸인 승객들을 진정시키고자 시도하였지만, 여러 사람이 의료 지원을 요구하게 되었다(Associated Press, 1999). 캐나다 과학자 한스 셀리에(1936, 1976)가 40년에 걸쳐 수행한 스트레스 연구는 캐넌의 결과를 확장했다. 전기충격과 외과수술과 같은 다양한 스트레스 원에 대한 동물의 반응에 관한 그의 연구는 심리학과 의학 모두에서 스트레스를 중요한 개념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였다. 셀리에는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의 적응반응은 도난 방지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보편적이어서 무엇이 침입하든지 간에 경고음을 울린다고 제안하였다.
그는 이 반응에 일반 적응 증후군(general adaptation syndrome, GAS)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3단계 과정으로 간주하였다. 여러분이 신체적 이거나 정서적인 외상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해보자.
• 단계 1에서 교감신경계의 갑작스러운 활성화에 따른 경고반응을 경험한다. 심장박동이 급상승한다. 혈액은 골격근으로 몰린다. 자원을 동원함으로써, 이제 맞서 싸울 준비가 되었다.
• 단계 2인 저항단계에서는 체온과 혈압 그리고 호흡이 높은 상태를 유지한다. 부신은 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을 혈관에 폭발적으로 분비한다. 여러분은 도전 거리에 맞서기 위하여 모든 자원을 동원한다. 시간이 지났음에도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게 되면, 신체의 자원은 고갈되기 시작한다.
• 여러분은 단계 3인 소진단계에 도달하였다. 소진되면, 질병에 더욱 취약하게 되며, 극단적인 경우에는 붕괴하여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셀리에의 요점은 다음과 같다. 인간의 신체가 일시적인 스트레스에는 잘 대처하지만,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해로울 수 있다. 예컨대, 시리아 내전은 국민 건강에 타격을 주었다(AI Ibraheem et al., 2017). 심각한 아동기 스트레스는 잠복해있다가 성인기에 심각한 스트레스, 수면장애, 심장병 등으로 나타나게 된다(Jakubowski et al.,2018; Puterman et al., 2016; Talvitie et al. 2019). 20년에 걸친 연구에서 심각한 스트레스를 경험한 웨일스 아동은 성인이 되어 심장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세 배나 높았다(Ashton et al., 2016). 전쟁포로로서 끊임없는 스트레스와 고 통을 경험하였던 사람은 텔로머, 즉 염색체 끝을 보호하는 DNA의 조각이 짧아졌다 (Stein et al., 2018). 이 사실은 포로가 되지 않았던 장병에 비해서 포로가 되었던 사람이 일찍 사망하는 경향이 있는 이유를 설명해줄지도 모른다(Solomon et al., 2014, 2017). 심각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동을 보호하느라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여자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에서 보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사람이 실제 연령보다 10년은 더 늙어 보이는 세포를 가지고 있었다(Epel et al., 2004). 심각한 스트레스가 사람을 늙게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다른 대안들이 있다. 하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반응이다. 즉. 철회한다. 한 걸음 물러서서 에너지를 보존하는 것이다. 배가 침몰하는 것과 같은 극단적인 재앙에 직면하면, 어떤 사람은 공포로 마비되고 만다. 또 다른 대안은 지원을 제공하고 받는 것인데, 특히 여자들이 많이 사용한다. 이것을 보살피고 편들어주기 반응(tend and: befiend response)이라고 부른다(Lim & DeSteno, 2016: Taylor, 2006; von Davans et al.,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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